소나무는 마디생장을 합니다.
고정생장이라고도 하는데 1년에 딱 한마디씩 자랍니다.
그것도 봄에만...
이 시기를 지나면 목질화가 되어서 더 이상 성장을 못하고 올해분을 마무리합니다. 장사 끝
나무별로 좀 달라서 연중 자라는 것도 있긴한데 아무튼 소나무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소나무의 성장이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는 몇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1. 소나무는 1년에 한 마디씩만 자랍니다.
2. 그래서 마디 수를 재보면 대충 나이가 나옵니다. (아래 떨어진 가지는 거의 흔적이 안보이지만)
3. 마디의 길이는 그 해 봄철의 기온, 강수량, 영양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봄철이 춥거나 비가 덜오면 최대폭만큼 못자라는 식이에요. 국내에선 최대 1미터 정도는 자라는 것 같습니다. 아, 토심이 얕아도 잘 못커요. 뿌리가 튼튼하고 잘 커져야 윗 부분도 커질 수 있는 거에요.
4. 같은 우리나라 소나무 품종이라도 호주같은 기후 좋은 곳에 심으면 마디성장이 몇배로 빨라집니다.
5. 정아 우세현상으로 가운데 가장 높은 부분의 싹이 앞으로도 계속 높게 자라는데 이 정아가 꺾이면 더 이상 수고생장을 못합니다. 나이가 많이 든 소나무도 못자라는 것 같네요. 태안의 안면도 소나무도 수고생장은 거의 없이 부피생장만 해서 수형이 우산모양으로 고정되기도 합니다. 점토토질로서 깊이 뿌리를 못뻗고, 바람이 많이 불어 기울어지기 까지 해서 소나무가 자라기에 그리 좋은 장소는 아닌 것 같습니다.
6. 토질이 안좋으면 구불구불 수형이 안좋아지기도 합니다.
7. 숲이 나이들수록 소나무는 도태됩니다. 소나무는 숲이 파괴되면 처음에 들어오는 녀석이에요. 숲이 성장하고 더 빨리 자라는 하층식생들. 즉, 참나무류 등이 더 커지면 결국 햇빛경쟁에서 져 없어지게 됩니다. 안타깝게 생각할 건 아니에요. 그게 자연이니까요. 수십만년전 한반도는 활엽수림이 대부분이었다고 해요. 숲이 파괴되면 다시 돌아옵니다. 근데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북쪽으로 많이 밀려나긴 할거에요.
8. 굉장히 강한 나무라는 인식이 있지요. 극한 바위같은 환경에서 잘 자라긴 하지만 어떤면에서 보면 사실 좀 약한나무입니다. 병해충도 많이 먹고, 산불에도 약하고, 다른 나무들한테도 동네북 맞듯이 당하기 일쑤구요.
9. 우리나라 소나무들은 경북이나 강원도 일부를 제외하곤 곧은 나무가 별로 없어요. 토질도 안좋고, 좋은나무들을 골라서 베었기 때문에 형질이 나쁜 나무들끼리 교잡이 되어서 더 안좋아지기도 했네요. 숲에는 못생긴 소나무만 남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인구밀도가 높은 한반도의 환경탓이겠지요. 실제로 구글맵으로 러시아, 유럽쪽 로드뷰 보시면 소나무가 이렇게까지 곧게 자라나 싶은 것들이 많아요.
10. 곧고 높게 잘 자라려면 처음에는 빽빽하게 키워야해요. 옆의 나무와 서로 높이 자라려고 경쟁해요. 그때 숲가꾸기를 해주면 부피생장을 해주면 돼요. 그런 식으로 몇번 잘라주면 곧고 굵은 목재를 만들 수 있지요. 과일 농사에서 열매가 굉장히 많이 달리는 걸 아시나요? 그런데 다 키우지 않아요. 나무의 영양분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잘 키울 몇개만 남기고 다 따버려요.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야 좋은 과실을 얻을 수 있지요. 인공적으로 자란 소나무 숲은 가꾸지 않으면 키만 크고 빼빼마른 나무들만 남고 숲에 공기도 잘 통하지 않아 건강에도 취약해져요. 좋은 소나무를 얻기 위해서는 가꾸어줘야 합니다.
대략 생각나는 것은 이정도네요.
혹시 더 생각나면 내용을 추가해야겠네요.
간만에 기억을 되새기느라 머리 좀 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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