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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기

📘 『사이토 다카시의 일류의 조건』을 읽고 – 기대와 아쉬움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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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의 조건
도서 《일류의 조건》이 국내 첫 출간 후 18년 만에 필름출판사에서 복간되었다. 《일류의 조건》은 일본 메이지 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사이토 다카시의 대표작으로, 그의 저서는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며, 누적 1,000만 부 이상의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이 책은 2006년 국내 출간 이후 오랜 시간 절판되어, 중고 거래를 통해 책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책이 절판되어 동네 도서관에서 찾아보고 있다”, “책 읽어보고 싶은데
저자
사이토 다카시
출판
필름(Feelm)
출판일
2024.03.20

 

 

요즘 나에게 필요한 건 ‘자극’이었다.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할 동기목표, 혹은 일상의 태도를 새롭게 정비할 수 있는 조언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꺼내 든 책이 바로 『사이토 다카시의 일류의 조건』이었다.

 

초반에는 꽤 몰입하며 읽었다. 작가가 말하는 ‘세 가지 힘’― 훔치는 힘, 추진하는 힘, 요약하는 힘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역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훔친다’는 표현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좋은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걸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추진력, 나아가 핵심을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요약력은 학습뿐 아니라 일상과 업무에도 유용한 힘이다.

 

이 책의 핵심은 결국 **‘숙달’**에 있다. 무언가를 진짜로 잘하고 싶다면 의식을 또렷하게 집중하며 반복하고, 때로는 ‘격언화’를 통해 지식과 경험을 자기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리고 여기에 세로토닌, 걷기, 운동, 정신과 몸의 연결 등도 흥미롭게 엮여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 습관 이야기까지 더해지며, 몰입이 잘 되는 구간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용어의 반복익숙하지 않은 조어들, ~~력, ~~력 하는 단어들이 점점 피로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유명 운동선수, 연예인, 기업인 등 너무 많은 사례들이 등장하고, 그 비중이 꽤 컸다. 독자가 집중해야 할 핵심 메시지가 흐려지고, 마치 사례를 위한 책이라는 인상을 줄 정도였다.

 

솔직히 말하면, 중반 이후는 정말 힘들게 읽었다. 내 상태가 안 좋아서 그런가 싶기도 했지만, 책 자체가 점점 내용 나열과 열거에 집중되는 느낌이었다. 문장은 짧지만 밀도가 높지 않고, 반복되는 개념과 예시들 사이에서 집중력이 흐려졌다. 그렇게 의욕으로 시작한 독서가 어느 순간부터는 고통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던지는 화두는 분명 의미 있다. ‘어떻게 숙달에 이를 것인가’, ‘자기 안에 어떤 동경과 갈망이 있어야 발전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은, 스스로에게 다시 던져볼 만한 주제였다.

하지만 나에게 이 책은 ‘일류의 조건’을 깨닫게 해준 책이기보다는, 다른 책으로 마음을 치유받고 싶게 만든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어쩌면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정보보다 위로, 동기보다 여유였을지도 모르겠다.

 


📌 이 책을 읽을 분들에게 작은 팁을 드리자면, 초반엔 마음을 열고 읽되, 중반 이후부터는 ‘정독’보다 ‘훑어보기’ 전략도 필요할지도 몰라요. 그리고 이 책과는 또 다른 결의 에세이도 함께 곁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